(얇고 탄력 있는 만두피, 무말랭이, 부추, 고기, 당면이 어우러진 만두 '소' 만두 맛을 좌우 한다)
전화위복이란 이럴 때. 산 오징어가 먹고 싶어 들른 동네 횟집, 단체손님을 받았는지 번잡하다. 빈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자욱한 담배연기가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소리,
“아니 회가 왜 안 나오는 거야?”
“기달려 봐, 썰고 있잖어”
“내가 주문한지 한 시간도 넘었어”
산 오징어는 포기다. 해서 무엇을 먹을까 성냥팔이 소녀처럼 골목을 헤매다가 찾아낸 집이 지금 소개하는 만두집이다. 맛집 찾아 방방곡곡 하다 보니 어느덧 외관만 봐도 맛이 보인다. 흘러간 유행어처럼 “척 보면 앱니다”
우연히 찾은 만두맛집
(부천시 원미동에 있는 만두가게) ⓒ 맛객
밖에서 봐도 조그만 가게, 안에서 보면 더욱 작은 가게다. 테이블이 고작 3개 건장한 남자 2~3명만 앉아도 만원일 정도다. 일손도 남자와 여자 둘이다. 남자는 밀가루 반죽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
(6개에 2,500원 하는 김치만두 한판이 방금 쪄 나와 따끈하다) ⓒ 맛객
(만두 속에는 김치와 두부, 당면과 부추로 만들어진 만두 '소' 가 들어간다) ⓒ 맛객
김치만두가 나왔다. 일반 통만두보다 큰 거 6개가 찜 판 위에서 김을 피운다. 투명한 만두피, 얇다는 증거다. 붉으스름한 ‘소’가 비친다, 시각은 미각을 자극한다. 만두를 손으로 집어 속보이게 찢어본다. 에로영화 <만두부인 속 터졌네> 때문이 아니다. 뜨거운 걸 손으로 집어 속을 보면서 먹는 맛, 만두는 이 맛도 크다.
만두를 보니 추억에 잠긴다. 힘들었던 지난 과거, 물론 지금도 힘들지만 그때 남 몰래 먹던 만두가 있다. 작가가 되려는 청운의 꿈을 품고 찾은 서울. 밑바닥 인생부터 경험했다. 식당에서 일하다, 일생 처음으로 스카웃 되어 상왕십리 경찰병원 옆에 있는 가보래 중국식당에서 철가방을 들었다.
주방장은 아침마다 군만두용 만두를 쪄 테이블 위에서 식혔다. 배고픈 젊은 청춘에게 무엇인들 맛나지 않을까마는, 그때 만두가 가장 맛있는 만두로 기억되고 있다. 마포걸레질 하다 남몰래 하나씩 집어먹었던 만두, 일찍이 훔쳐 먹는 사과가 왜 맛있는지 몸소 경험으로 알았다.
지금 먹고 있는 만두가 잠시 그때의 만두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고 해서 최고의 맛이란 소리는 아니다. 최선의 만두기에 맛을 느끼는 거다. 그렇다면 왜 최선의 만두일까?
(만두를 빚고 있는 모습) ⓒ 맛객
(일일이 수작업을 거쳐 만두가 빚어진다. 공장에서 만든 만두를 떼다가 파는 집에 비하면 지극정성이다)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만두, 방금 빚어졌다) ⓒ 맛객
재료준비부터 만들고 찔 때까지 일일이 수작업으로 한다. 만두 만들어본 사람은 안다. 일손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그래서 요즘은 공장에서 만든 만두를 가져다가 파는 집들이 많지만 이 집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주인은 말한다.
“가져다가 파는 만두요 손님들이 한 두 번은 속지만 더는 안 속거든요?
요즘 손님들이 어떤 사람들인데요”
바꿔 말하면 내 만두에는 수작업에 깃든 정성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최선의 만두라고 표현을 한다.
만두의 기본은 통만두
(통만두 한판, 한 자리에서 너 댓 판씩 먹는 사람도 있다) ⓒ 맛객
다음날 또 다시 찾았다. 아무래도 통만두를 맛보지 않고 평가를 내릴 수 없는 일이다. 현란한 테크닉보다 중요한 게 기본, 기본 없는 테크닉은 속임수거나 깊이가 없다. 만두의 기본은 통만두, 통만두가 맛있으면 다른 만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맛.
(만두는 속을 터뜨려서 먹는 맛이기도 하다) ⓒ 맛객
이번에도 역시 손으로 집어 만두피를 찢어본다. 인간에게 잠재되어 있는 파괴본능을 대리만족 하는 순간이다. 밀가루 반죽에 들어간 시간과 노력 정성이 표현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얇은 만두피가 쭈욱 늘어나면서 탄력자랑을 한다. 쫄깃거림이 눈으로 보인다. 이처럼 만두피에 탄력이 없으면 만두소가 죽어라 노력해도 맛은 아니올시다.
(만두는 젓가락 대신 손으로 집어서 온기를 느끼며 먹으면 더 맛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젓가락을 사용했다)
(만두 맛이 완성되려면 단무지 역할도 크다. 아삭거리는 씹힘 성이 있는 단무지여야 한다)
탄력 있는 만두피는 씹는 촉감을 불러오고 재료의 배합이 잘 이뤄진 만두소는 미각을 깨운다. 거기에 아삭거리는 단무지는 뒷맛을 깔끔하게 정리정돈, 다시 먹는 만두에 신선함을 제공한다. 철저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역할분담은 각각의 재료가 주지 못하는 맛을 만들어내는 게 만두다. 여의도가 만두를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잠시 가져본다.
주인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인근에서는 꽤 알아주는 집인가 보다. 한 번 맛을 본 사람은 멀리서도 다시 찾는다고 한다. 어떤 손님은 혼자서 너 댓 판씩 먹기도 한단다. 통만두 한판에 2,500원이니 그렇게 먹어도 만원 안짝이다.
(왕만두 6개에 3,000원 한다) ⓒ 맛객
(겨울 되면 찾게 되는 떡만두국) ⓒ 맛객
어떤 게 맛있는 음식이냐에 대해서는 각자의 기준과 판단에 따라 다를 것이다. 배부른 자에게 라면은 음식이라고 볼 수도 없지만 배고픈 자가 먹는 라면은 천하일미 이기도 하니까. 한 가지 분명한 건 맛있는 음식은 기억에 자리 잡는다는 사실, 그래서 다시 생각나기도 한다. 오늘 이 집의 만두가 생각난다.
만두가게 ‘손맛’ 은 부천 북부역에서 직진하다가 대성병원 길 건너편 골목길로 200여 미터 직진하면 나옵니다. 손맛/ 032) 651-8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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